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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현장을 발로 뛰며, 겸허한 자세로 정보를 기록합니다. 속도와 깊이를 중시하는 언론사입니다.

DL이앤씨, 도곡개포·용산산호 의도적 불참 왜…공사비 상향 목적

 

DL이앤씨가 강남구 도곡개포한신과 용산구 산호아파트 수주의욕을 물밑에서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 목적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입찰에 불참하며 조합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현재 2개 사업장(도곡개포·용산산호)에 관심을 타진하고 있는 시공사는 DL이앤씨 외엔 없다. DL이앤씨는 잠실우성4차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려면 공사비 조정이 필요하다며 입찰 참여를 협상카드로 활용했다.

 

22일 정비업계 따르면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조합이 개최한 2차 현장설명회에, ▲DL이앤씨 ▲두산건설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금호건설 ▲진흥기업 ▲동양건설산업 등이 참석했다. 2달 전 유찰된 1차 현장설명회에 DL이앤씨와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사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현장설명회는 동향 파악이 목적인 업체들이 대다수이기에, 실제 수주 목적으로 참석하는 시공사는 많지 않다.

 

2차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중소형 건설사들이 DL이앤씨와의 경쟁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일정 규모 이상 정비사업(서울)의 경우, 조합원들의 브랜드 선호도 장벽이 높은 게 일반적이다. 두산건설과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이 모아타운을 비롯한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1차 입찰 참여를 외면한 DL이앤씨가 공사비 조정 없이 2차 입찰에 참여하느냐 여부다.

 

DL이앤씨는 최근 잠실우성4차가 진행한 1차 입찰에 단독 응찰했지만, 이후 진행된 2차 입찰에선 전략적으로 불참했다. 하이엔드 브랜드(아크로·ACRO)를 적용하려면 공사비를 더 올려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조합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합은 평당 공사비를 종전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약 6.5% 가량 올렸다. DL이앤씨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로 수의계약 체결을 위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한강변에 위치한 용산구 산호아파트 또한 DL이앤씨가 눈독 들이고 있다. 다만, DL이앤씨는 산호아파트 예가(평당 830만원)를 상향 조정해야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원들의 분담금 이슈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만큼, 조합 입장에선 쉽게 공사비를 올려주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시공사가 끝내 들어오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알기에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통상 조합에서 제안하는 공사비 예정가격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속 바뀐다. 특히,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실제 착공까지 소요되는 사업기간은 넉넉잡아 10년 안팎이다. 물가조정과 설계변경, 금융비용 등의 변화로 인해 실착공 때의 공사비는 시공사를 선정할 때의 예정가와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조합원 입장에서 예가는 향후 최종 공사비 협의를 위한 '시작점'으로 보면 된다.

 

물론 시공사는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하는 만큼, 선별수주를 통해 사업장을 선택해 나가야 한다. 입찰 과정에서 단독 응찰이 예상될 경우, 공사비 예정가격을 조정하기 위한 시공사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현재 개포주공5단지와 한남5구역 등 서울에 소재한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시공사들의 단독 입찰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앞선 배경과 관련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시공사를 선정하기 전까진 조합이 협상력의 우위를 점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사실상 단독 입찰로 결정된 후에는 입찰 전이라도 시공사의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반대로 시공사가 없을 경우 주택사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DL이앤씨는 "개별 사업장에 대한 공식 답변은 어렵다"며 "사업성을 충분히 고려해 입찰 참여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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