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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현장을 발로 뛰며, 겸허한 자세로 정보를 기록합니다. 속도와 깊이를 중시하는 언론사입니다.

현대건설, 여의도 한양 정공법은 브랜드(THE H)와 상품…"강남·서초서 입증"

디에이치 준공 7,699세대, 개포·반포 '대장' 자리매김…오티에르 준공 실적은 아직 없어

 

현대건설이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내건 현수막에는 '최고의 브랜드와 상품'을 약속하겠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현수막은 건설사의 고심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상품(THE H YEOUIDO 1st)을 제안, 조합원들이 정비사업을 통해 개발이익(환급금)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일관되게 제안해 왔다. 브랜드 자신감에서 비롯된 정공법이다.

 

19일 정비업계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이달 21일 정비계획 변경(안)이 고시된다는 점을 가정 하에, 오는 2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단지 내 롯데슈퍼 매입 이슈로 시공사 선정이 중단된 지 6개월 만이다.

 

지난 14일 방문한 현장에는 막바지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분주히 조합원들을 접촉하고 있는 양사 직원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조합원들에게 한없이 살가운 OS요원들은 이달 23일 이후로는 자취를 감춘다. 결국 남는 건 아파트를 지어줄 수 있는 시공사, 그리고 브랜드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양사가 제출한 제안서를 꼼꼼하게 비교해야 한다.  

 

◆ 현대건설 "대안설계를 통한 최대이익"…지상층 상가는 지하로, 확보한 용적률로 고급 오피스텔 짓는다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에게 최대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입찰제안서를 기획했다. 대안설계에 힘을 실었다. 기존 지상층에 위치한 근린생활시설(상가)을 지하화해 용적률을 추가 확보했고, 이를 오피스텔 고급화 설계에 활용했다. 늘어난 전용면적(약 937평)만큼 오피스텔 전 세대를 복층화(듀플렉스·Duplex)하고, 최고급 마감재를 구성해 오피스텔 일반 분양가를 대물변제 기준으로 평당 8,500만원으로 책정했다.

 

미분양이 날 경우 앞서 언급한 분양가 이상으로 '대물인수'를 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걸었다. 조합원 입장에선 하방안정성(Downside Protection)이 구축된 셈이다. 상가를 지하화할 수 있었던 건, 지하철(서부선 경전철)과 연계한 순환형 상업시설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지하 건축연면적이 포스코이앤씨보다 약 20,000㎡ 많은 이유다. 정비사업에서 지하층은 용적률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현대건설은 이를 대안설계에 적용해, 오피스텔을 고급화시켜 시장에서 충분한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일반분양 수입으로 아파트(평당 7,500만원)와 오피스텔(평당 8,500만원)을 각각 7,558억원, 3,183억원으로 추정했다. 모두 합치면 1조741억원이다. 평당 공사비 824만원을 적용할 경우, 공사비는 7,740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개발이익은 수입(1조741억원)에서 지출(7,740억원)을 뺀 3,001억원이다. KB부동산신탁의 추정분담금 자료상 개발이익(850억원)보다 2,151억원이 더 많아진다. 추가 개발수익(2,151억원)을 한양아파트 조합원 수(586명)로 나누면 약 3.67억원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업체인 SMDP(설계·디자인)와 SWA(조경 디자인)와도 손을 맞잡아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할 생각이다. 단지 주변의 쾌적한 자연을 조경에 담아 최상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 역량을 한곳에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은 KB부동산신탁의 지침대로 정비계획(안)의 경미한 범위 내에서 '대안설계'를 만들어 왔다.

 

◆ 브랜드 경쟁력 자신, 강남구·서초구 등에서 '대장아파트'로 입증…윤영준 대표이사 "원가 무관, 개발이익 돌려드릴 것"

 

현대건설의 입찰제안서는 여의도라는 핵심 입지만 믿고 내린 결과물은 아니다. 자신감의 근원은 브랜드 경쟁력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디에이치 브랜드를 단 신축 단지들이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많은 사업장에서도 준공된 디에이치 단지 탐방에 나서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과 마감재 등을 눈으로 보고 경험하기 위해서다. 준공된 단지는 강남구와 서초구에 위치해 있다. 반면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는 아직 오티에르 브랜드를 통해 준공한 단지는 없다.

 

지난 2019년 입주한 디에이치아너힐즈(舊 개포주공3단지)의 43평형 시세(작년 9월)는 42억7,500만원이다. 조합원 분양가(13억원) 대비 프리미엄은 29억7,500만원으로 단순 계산된다. 2021년 6월 입주가 시작된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舊 삼호가든3차)의 34평형 시세(작년 9월)는 31억5,000만원이다. 조합원 분양가(9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프리미엄은 21억7,000만원이다. 그밖에도 디에이치자이개포와 디에이치포레센트,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등이 있다. 특히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최근 '로또 청약'으로, 무순위 청약에 101만 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디에이치를 적용한 A구역 조합원은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디에이치·THE H) 적용을 위한 내부심의 기준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며 "한양아파트의 경우 반년 가까이 시공사 선정 단계에 머물면서 조합원들의 사전 스터디가 충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디가 시공권을 거머쥘 지 관심이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윤영준 대표이사까지 여의도 한양아파트 현장을 둘러볼 정도로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윤영준 대표는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라는 이름에 걸맞는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소유주들에게 약속한 개발이익을 반드시 돌려주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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