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조합이 구역 내 '학교부지' 활용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산중학교 분교(도시형캠퍼스) 이슈로 다시금 활발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둔촌주공은 학교를 신설하고자 했으나 교육청 중앙투자심사에서 불허됐고, 이후 한산중학교 이전 및 증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산중학교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최근 분교 건립이 새 화두로 급부상했다.
14일 정비업계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박승환 조합장)은 학교용지를 서울시에 빼앗기지 않고 교육지원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에서 학교부지를 공공공지로 전환하는 절차는 올해 상반기 내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입장 표명이다. 학교용지를 공공공지로 전환하겠다는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월 말 발송했다.
조합은 학교신설→한산중학교 이전·증축→분교(도시형캠퍼스)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학교용지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형캠퍼스 관련해선, 많은 조합원들이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일부 조합원들은 준공승인 지연에 따른 분담금 증가를 우려해, 최대한 학교부지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둔촌주공 공정율은 80%를 넘어섰다.
'학교부지'를 원래 목적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곳으로는 방배5구역과 갈현1구역 등도 있다. 방배5구역은 초등학교를 짓고자 했으나, 교육청이 신설을 불허하면서 체육시설로 대체했다. 갈현1구역도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 단지를 구상하며 학교부지를 확보했지만, 교육청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인근에 위치한 학교 수를 감안해, 학교용지를 체육시설로 대체하는 방향을 권고했다. 갈현1구역은 아직 부지 용도를 정하지 못했다.
둔촌주공은 자체 입주예정자 설문조사를 통해, 2025년 1월 입주가 이뤄졌을 때 예상되는 중학생 수로 1,096명으로 추정했다. 교육청은 강동구 내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을 불허했고 한산중학교 이전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되레 지역주민들 간 갈등만 극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며 사실상 무산됐다. 현재 둔촌주공은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입주 시점에 맞춰 학교부지만 공터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이에, 주교복합학교 형태의 도시형캠퍼스가 거론됐다. 주교복합학교는 신축 또는 재개발·재건축되는 아파트 구역 내 설립할 수 있다. 아파트와 학교가 동일부지 또는 연접한 부지에 함께 설립되는 형태로, 수평복합화와 입체복합화 등으로 나뉜다. 수평복합화는 학교와 주택이 각각의 건물로 분리되는 형태이며, 입체복합화는 학교와 주택이 동일 건물로 건축된다. 일례로, 1층~5층은 초등학교, 6층 이상은 아파트로 건축된다고 보면 된다.
둔촌주공 A조합원은 "교육청 중앙투자심사를 다시 받아, 원래 정비계획대로 학교를 신설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라며 "한산중학교 이전·증축과 분교(도시형캠퍼스) 설립은 그 다음 고려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조합원들 사이 학교부지 논의가 계속 공회전만 돌다 준공승인이 나지 않을 우려는 없는지, 공터로 남겨두다가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건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