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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현장을 발로 뛰며, 겸허한 자세로 정보를 기록합니다. 속도와 깊이를 중시하는 언론사입니다.

DL이앤씨·현대, 송파 공략법 '설계변경'…"공사비 증액 염두에 둬야"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최근 각각 잠실우성4차, 가락삼익맨숀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 시공사 지위를 확보했다. 2곳 건설사 모두 조합이 제안한 원안설계가 아닌 대안설계, 더 나아가 혁신설계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특히 DL이앤씨 는 잠실우성4차 시공사로 선정된 후 기존 32층이 아닌 49층 높이로 대대적인 설계변경을 전제로 사업 방향성을 제안했다.

 

9일 정비업계 따르면 DL이앤씨는 32층 높이를 전제로 대안설계를 제안했으나, 시공사 선정이 끝난 직후 '49층'을 전제로 정비계획(안)을 원점에서부터 변경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조합에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고높이를 조정하는 일은 중대한 설계변경을 전제로 한다. 조합 역시 정비계획(안) 인허가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인허가청인 송파구청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시공사를 선정한 직후, 시공사가 제안한 설계(안)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시공사는 조합의 원안설계보다 훨씬 개선된 내용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세대당 주차대수를 늘리고, 세대당 커뮤니티면적을 최대화하는 방향 등은 조합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 요인이다. 잠실우성4차와 가락삼익맨숀 모두 사업시행계획(안)을 수립하기까지 적잖은 시일이 소요된 터라 사실 설계변경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다. 설계변경은 더 나은 방향으로 아파트의 미래가치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분명 주목받을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계변경은 공사비 증액과 직·간접적으로 맞닿아 있기에 조합원들과 충분한 소통과 협의 하에 진행해야 할 당위성이 존재한다.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될 때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에는 '49층'이라는 제안 조건이 없다. 물론 입찰지침서 상 대안설계는 경미한 변경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중대한 변경으로 여겨지는 '49층'을 애초 제안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DL이앤씨는 원안설계와 대안설계 평당 공사비를 각각 809만원, 807만원에 제안했다. 당초 잠실우성4차 공사비 예가는 760만원이었으나, DL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아크로) 적용을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결과, 8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현재 최고층수 49층을 전제로 진행할 경우, 실제 준공 시 평당 공사비는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대안설계 인허가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의 불가에 따른 변경내용이 발생할 경우 공사비가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입찰제안서에 기재해 놓았다.

 

현대건설 역시 가락삼익맨숀을 수주할 때, 조합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선 특화설계에서 더 나아간 설계 고급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합에서도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는 지침을 줬다. 현대건설은 광폭 테라스와 세대당 커뮤니티시설 2평, 엘리베이터를 코어당 2대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원안설계와 대안설계보다도 큰 폭으로 개선된 설계 아이디어를 총회 때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A조합원은 "아파트 스펙이 조금 더 개선되는 방향을 선호하지만, 이 경우 공사비 증액은 감안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공사비 증액 관련 구체적인 범위와 정도를 현 시점에서 알 수 없는 게 불안한 요인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집행부에서 시공사와 충분히 협의하며 잘 진행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조합원은 "잠실우성4차와 가락삼익맨숀 모두 단독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이라, 사실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부터는 확실히 협상력에서 시공사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설계변경 과정에서 조합원과 소통해 주고, 시공사와 효율적이고 지혜로운 협상을 진행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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