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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현장을 발로 뛰며, 겸허한 자세로 정보를 기록합니다. 속도와 깊이를 중시하는 언론사입니다.

영등포구 "투표용지 바꿔"…민원→사업지연, 속타는 삼부 주민들

 

영등포구청이 여의도 삼부아파트가 조합원들에게 배부한 선거 투표용지 양식을 변경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추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는 상호 전원 합의를 토대로 업무처리에 신속함을 기해 왔지만, 일부 사소한 민원으로 인해 사업 자체가 지연되고 있어 조합원들은 우려감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상 정비업계에서 '민원'은 헤게모니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기업이나 개인이 의도적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다.

 

21일 정비업계 따르면 영등포구청은 여의도 삼부아파트 위원 선거 투표용지를 재교부하라는 내용의 행정 조치를 내렸다. 일부 조합원이 배부받은 투표용지에 추진위원회 날인이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투표용지에 추진위원회 날인이 찍혀 있는 걸 '사전 선거개입'이라고 여겨 인허가청인 영등포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보통 구청은 민원이 있을 경우 잡음이 생기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정 조치를 내린다.

 

하지만 투표용지에 추진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장 날인을 함께 하도록 한 건 '상호 합의'를 거쳐 전원이 모두 합의한 내용이다. 총회를 주최하는 추진위원회와 선거를 관장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의 '투명한 관리 목적'으로 함께 날인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상계2구역과 북아현3구역 등에서 해임총회 투표용지를 둘러싼 문제가 법적 소송으로 진행되면서 사업 자체가 도중에 멈춰버린 사례도 존재한다.

 

삼부아파트는 제3종일반주거지역(30-2번지)과 일반상업지역(30-3번지)으로 토지 용도가 나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해관계가 다른 조합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표용지 또한 2개 조직(추진위원회·선거관리위원회)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현재 추진위원장은 30-2번지에 거주하고 있으며 선거관리위원장은 30-3번지에 살고 있다. 상호 간의 균형 있는 감시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추진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장 모두 이 점을 알고 있었기에, 함께 날인하는 것으로 결정된 사항이다. 다만 총회 준비가 본격화되던 시점, 투표용지에 추진위원장 날인이 있는 것을 사전 선거개입으로 보는 민원이 제기됐다. 결국 주민총회는 예정된 이달 말에 열릴 수 없게 됐다. 근방 사업장들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와중에, 삼부아파트 역시 추진위원회 선출을 기점으로 속도를 내야 할 시기였지만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총회 일정에 맞춰 각종 행정 업무도 이뤄져 왔기에, 갑작스러운 총회 날짜 변경은 조합원 입장에선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결과를 안게 됐다. 당초 오는 8월 31일로 예정된 주민총회에 기대감이 모아졌던 건, 상업용 토지에 위치한 주민들이 후보자로 등록하면서 30-2번지와 30-3번지의 '화합'을 통한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정비업계 전문 변호사들은 투표용지 양식을 갖고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법률적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사전에 추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협의했고, 투표용지의 투명한 관리 목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어느 일방의 주장에 따라 추진위원장 날인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선거를 진행하기도 전에 투표용지 양식이 삼부아파트의 발목을 잡아버린 상황이 되어버렸다"며 "구청에서도 계속해서 민원으로 시끄러울바에는 기존 투표용지를 회수하고, 변경된 투표용지를 다시 배부하라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곧 돈인 정비사업에서 주민총회가 또 다시 연기됐다는 사실에 조합원들도 아쉬움을 나타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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