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시공능력평가 5위에 랭크된 GS건설이 흑석뉴타운에서 가장 큰 단지인 흑석리버파크자이 사전점검 기일에 맞춰 공사 속도를 한계치 이상으로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골조 공사가 반년 가까이 늦어진 탓에 사전점검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지금도 하루 평균 약 1,000여명 가까운 근로자(직고용·하청업)들이 긴급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 기일을 못 맞출 경우, 공사지체 상금을 내야 한다.
16일 정비업계 따르면 GS건설은 흑석리버파크자이 공사를 2023년 2월 28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수분양자들에게 안내된 입주 가능일은 2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다. 사전점검일은 그보다 앞선 2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오늘부터 사전점검일까지 정확히 3주가 남았다.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사전점검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GS건설은 현재 전사적 역량을 필사적으로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A건설사 부장은 "설날 연휴를 제외하면 사전점검일(2월 4일)까지 2주 정도 남은 건데, 일부 동은 외벽 타일공사가 진행중인 거 같은데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은 맞다"라며 "보통의 경우라면 지금 이 시점은 공사를 마무리하고 수분양자들을 맞이하기에 앞서 건설사가 사전 점검을 통해 문제될 사항은 없는지를 체크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GS건설 입장에선 공사기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지연상금(손해배상)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긴급 인력들을 투입해서라도 공사 기한을 맞출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연상금은 공사현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하루 늦어질수록 수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B건설사 임원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대형 건설사들의 수익률은 전체 공사비의 약 8~10% 정도에서 책정된다"며 "GS건설 입장에선 약속한 공사기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수익률 타격이 극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규모 공사 인력을 계속해서 긴급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지상 25층 아파트를 짓게 될 경우 공사기간은 약 30개월 정도다. GS건설은 그보다 넉넉한 공사기간 38개월을 부여받았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자재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촉박한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흑석리버파크자이는 흑석뉴타운 내에서도 지대가 높고 경사가 심하며, 서달산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공사 난이도가 다른 구역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암반이라도 발견되면 공사 기간은 길어진다.
원청인 GS건설이 하청업체·재하청업체들의 작업 속도를 올리기 위해 여느 때보다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공사 기한 내 완공은 문제없을 것이란 업계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무리한 공사 속도로 인해 부실공사 우려감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부실시공의 여부는 대부분 입주 이전에 진행되는 사전점검 진행 기간에 발견된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사전점검 기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에서 구매한 물건은 문제가 있을 경우 교환·환불을 받을 수 있지만, 아파트는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건설사로부터 환불받을 수 있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며 "GS건설이 하루 7~800명 가까운 공사 인력들을 마무리 공사에 투입하고 있는 만큼 공사기간을 지키는 데엔 큰 무리가 없겠지만, 조급하게 이뤄지는 공사로 인한 일부 수분양자들의 불안감은 별개의 문제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물론 입주 이후에도 하자보수 이슈는 발생할 수 있고, 분양받은 집주인들은 입주자대표회의나 입주예정자협의회를 통해 GS건설로부터 하자보수에 따른 추가 공사를 이끌어내야 한다. 입주가 이뤄진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사후관리(AS) 기간이 있겠지만, 입주자들이 대형 건설회사를 상대한다는 행위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부실시공이 건설사 브랜드 인지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GS건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흑석리버파크자이 공사가 예정보다 길어지고 있는 건 맞지만, 입주 예정일에 맞춰 문제 없이 공사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S건설은 올해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입주민들로부터 하자보수 요청을 받았다. 입주민들은 마감재와 조경 부실시공을 문제 삼았다. 보통 단지 내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집값 문제로 인해 건설사와 수면 아래에서 얘기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입주민들은 적극적인 하자보수 요청을 하기 위해 단지 내 현수막까지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