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강 중심에 지하철, 버스 계보를 이을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꽉 막힌 도로, 혼잡한 지옥철에서 벗어나 쾌적한 도시낭만을 즐길 수 있는 '한강버스'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다. 첫 취항에 나선 한강버스가 한강변(마곡·여의도·잠실)을 오가는 여러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서울시는 최근(17~18일) 이틀에 거쳐 오세훈 서울시장을 필두로 대대적인 한강버스 홍보에 나섰다. 송파, 영등포, 광진구청장의 방문 역시 한강버스와 해당 지역들과의 향후 연계성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취항식과 시승식은 순차적으로 이뤄졌고, '매일을 한강해' 슬로건을 내건 한강버스는 본격적으로 첫 정식운항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강버스의 첫 시작점은 지난 202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런던 출장 당시 테임즈강을 떠다니는 리버버스를 보며 '한강버스' 도입을 착안했다. 그레이트한강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을 그저 바라보는 공간이 아닌 체험의 장으로 이끈 것이다.

한강버스는 흔히 '한강벨트'로 불리는 한강변을 중심으로 운행된다. 1개 노선 7곳의 정거장으로 구성되는데, 대표적으로 선착장은 ▲마곡 ▲망원 ▲여의도 ▲압구정 ▲옥수 ▲뚝섬 ▲잠실을 중심으로 마련된다. 운항시간표를 살펴보면 한강버스는 총 7회에 걸쳐 운항되며 첫 운항은 오전 11시, 마지막 운항은 오후 7시30분으로 나타났다. 다만 출근시간이 늦은 오전 시간 때고, 배차간격이 길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은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본 이용요금은 일반인의 경우 3,000원으로 책정됐다. 택시(4,800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나, 지하철(1,550원)과 버스(1,500원) 대비 2배 가량 비싼 금액이다. 다행이 기후동행카드와 교통카드의 환승할인이 적용되며, 기후동행카드에 월 5,000원만 추가하면 한달 내내 무한탑승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우선 한강버스 탑승에 앞서 눈에 띈건 곳곳에 배치된 구명조끼와 안전메뉴얼 설명이었다. 서울시는 수난사고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현장대응 훈련을 진행해왔고, 총 6명의 전문인력(선장, 승무원 등)을 배치해 편리함과 더불어 안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155인승에 달하는 넓은 좌석들이 탑승객들을 반긴다. 버스 좌석 대비 5~6배 가량 많은 수다. 지하철 및 버스와 동일하게 교통약자석도 배치돼 있어, 누구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부엔 간이 카페와 더불어 노트북 사용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돼 있어 이동 중에도 업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단연 최고 장점으로 꼽히는 건 저렴한 가격으로 한강뷰와 이색적인 라이프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강 유람선 가격은 성인 기준 15,000~20,000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취항식 당일엔 다수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는 점에서, 미래 관광객들의 관광 수단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크다.
다만 최대변수는 역시 날씨로 꼽힌다. 기존 대중교통과 달리, 한강버스는 우천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장 취재 당시에도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시야확보 어려움으로 운항이 돌연 취소됐다. 잠수교를 기준으로 수위가 4.48m 이상 높아지면 운행이 불가하다. 또 팔당댐 방류량이 3,000톤 이상이면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한강버스 도입에 전반적으로 신선하다는 평가였다. 용도여부와 관계없이 시민, 직장인, 관광객들 모두에게 즐거움과 편의성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비쳐졌다.
대신 ▲가격 경쟁력 ▲출퇴근 용도로서의 불편함 ▲기반시설(화장실 등) 미비 ▲날씨 영향 등의 문제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한강버스 도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서울시의 끊임없는 보완과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