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이 1차 합동홍보설명회를 개최한 가운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내세운 '핵심 키워드'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은 오랫동안 준비해 온 특화설계를 통해 '한강 프리미엄'을 선사하겠다는 점에 시간을 할애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으로부터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확정'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 삼성물산의 키워드 '한강'…조망권 프리미엄 선사, 공사중단 사례 無
삼성물산은 조합원 전 세대가 100% 한강조망을 누릴 수 있는 특화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래미안 원베일리는 한강 조망 유무에 따라, 최대 14억원 이상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바로 옆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한강 조망권'에 따라 약 10억원 수준의 프리미엄 격차를 나타낸다. 한강 조망권은 준공 후 아파트의 미래가치를 결정짓고, 이는 분양성과와 조합원들의 분담금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맞통풍과 채광확보에 유리한 판상형 비율(84타입) 역시 경쟁사의 2배 이상으로 설계했다. 삼성물산이 확보한 분양면적은 7만7,429평이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분양면적(76,941평)과 비교할 때, 488평이 더 많다. 추가적으로 물가상승(Escalation)에 따른 공사비 증액분 중 314억원을 삼성물산에서 부담하겠다는 조건도 제안했다. 최근 1년 간의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 감안시, 28개월에 해당하는 물가인상분으로 계산된다.

삼성물산이 협업 파트너로 선정한 UNStudio는 '서울총괄건축가 파트너스'에 합류한 회사다. 해당 협의체는 서울시가 도시건축을 목적으로 정책 방향을 심도있게 논의하고자 만들었다. 한남4구역 설계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와의 원만한 협의가 가능한 대목이다. 이밖에도 회전하는 모양의 주동 디자인의 경우, 세계 최초로 특허 출원을 진행할 정도로 차별화에 무게중심을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상국 삼성물산 부사장은 "한남뉴타운 내에서 유일하게 한남4구역에만 입찰했고, 다른 곳은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며 "입찰 제안서는 모두 준수될 것이며, 저희 직원들이 약속하는 내용 100%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 분들의 100% 한강조망권은 반드시 달성할 것이며, 법과 규정, 원칙을 준수하며 홍보에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 현대건설의 키워드 '확정'…"공사비·공사기간 변동 없습니다"
현대건설의 1차 합동홍보설명회 키워드는 '확정'으로 요약된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공사기간 ▲금리 등이 모두 확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경쟁사 대비 낮은 공사비를 경쟁력으로 꼽았고, 공사기간 또한 8개월이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사업비 대여금리(CD+0.1%)의 경우, 제시한 이율을 넘어서는 이자비용은 현대건설에서 부담하고 조합에 전가하지 않겠다는 점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가산금리는 시공사의 책임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다.
현대건설이 '확정'이라는 키워드에 힘을 실은 건, 한남3구역에서 약속했던 입찰조건(7-2블록 통매입, HUG보증수수료, 현대백화점 입점 등)을 미이행하면서 한남4구역 조합원들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입찰 당시 HUG보증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HUG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현재 HUG보증수수료를 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한남3구역에서 당초 7-2블록을 통째로 매입해 현대백화점을 입점시키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없음을 설명했다. 전통적인 백화점 산업은 장래성이 없어 소멸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남3구역의 경우 점포의 대형화가 어렵다는 점을 안내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우선권이 있는 조합원 분들한테 입주권을 사야 하는데 일반분양가로는 매입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점을 언급했다.
한남3구역 내에서 파격적으로 제안했던 입찰조건들을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신뢰 저하를 타개하기 위해, 금번 합동홍보설명회에서 '확정'이라는 키워드를 쓴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조합에서 제공한 지질조사보고서와 상이한 경우에도 공사비 변동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재개발 최초로 5대 확약서를 제출했고, 앞으로도 이런 파격조건은 없을 것"이라며 "재개발의 성공 요소는 공사비 등의 지출을 최소화하고, 금융비용이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