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하 ‘노특법’) 제19조는 사업시행자를 지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요구한다. 올해 8월 4일부터 시행 예정인 개정법에서는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뿐만 아니라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의 동의’(재건축사업 및 리모델링사업의 경우 ‘주택단지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의 동의’)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요건이 강화됐다. 이는 도시정비법상 재건축 사업의 경우 각 동별 구분소유자 과반수(복리시설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3분의 1)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과 균형을 이루기 목적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일정한 동의 요건이 충족될 경우 사업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는 자로 규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 신탁업자 등은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지만, 노특법 제19조 제2항 제4호의 ‘특별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 또는 토지등소유자가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설립한 조합’에서 해당 ‘조합’의 법적성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만약 이를 도시정비법상의 조합으로 본다면, 도시정비법상의 조합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 ‘전체 구분소유자의 70%’ 및 ‘토지면적 70%’의 동의뿐만 아니라 ‘각 동별 구분소유자 과반수’ 동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노특법 제19조의 동의요건과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 요건이 중첩적으로 요구되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제19조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진입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 요건이 다시 요구되는 결과가 되어 그 기능이 사실상 퇴색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노특법 제19조는 신탁방식, 공공방식뿐만 아니라 조합방식도 예정하고 있는 것이며, 제19조의 요건만 갖추면 조합방식도 가능하다는 취지이고, 신탁방식·공공방식과 조합방식을 달리 취급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도시정비법상의 조합설립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단체가 요건을 충족하면 조합방식으로 사업시행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무엇보다도 사업시행자 지정 단계에서 사업방식 간 요건을 달리 두지 않았다는 점은 입법자가 특정 방식에 우열을 두지 않으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개정 노특법 제18조의 2 및 제18조의 3(시행일은 2026. 8. 4.)에 따르면 특별정비예정구역별로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주민대표단을 구성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지정권자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구성‧승인받은 주민대표단은 조합설립을 결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특별정비예정구역을 대상으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고, 특별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후에 도시정비법 제35조에 따른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조합방식의 경우 주민대표단 구성 이후 추진위원회와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이라는 별도의 절차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신탁방식이나 공공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단계와 요건을 요구하는 구조로 이해된다는 견해도 있다.
조합방식·신탁방식·공공방식은 각자의 장단점이 있고 어느 하나의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반드시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시행방식은 주민대표단이 특별정비예정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할 문제이지, 시작 시점부터 어느 한 방식을 다른 방식보다 차별을 두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만약 제19조의 조합을 도시정비법상의 조합으로 해석할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 단계와 조합설립 단계의 요건이 중첩 적용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신탁방식·공공방식·조합방식의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을 동일하게 규정한 취지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제19조 제2항 제4호가 사실상 적용될 수 없는 규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입법자가 예정한 ‘사업방식 선택의 다양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입법적 보완 및 해결이 시급하다. 예컨대 제19조 제2항은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다. 제4호의 경우에는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을 인가한 것으로 본다.’로 개정하고, 제19조 제2항 제4호는 ‘특별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가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구성한 추진위원회’로 명확하게 개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특별정비예정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로 주민대표단과 추진위원회를 순차로 구성하고, 이후 주택단지별 과반수 동의까지 충족하여 사업시행자로 승인을 받으면 조합설립인가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는 제19조의 실질적 기능을 회복하고, 사업방식 간 형평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입법적 보완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유재벌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yjbeol@centro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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