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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5, '금리차 실효성' 물음표…적용대상 필수사업비 규모 관건

 

압구정5구역이 유일하게 시공사 경쟁 구도를 만들어낸 가운데,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날인작업을 거친 입찰조건비교표에 조합원을 포함한 업계 상당한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호흡이 긴 정비사업 특성을 고려할 때, 사업비 금리를 결정할 스프레드(가산금리)의 고정값 비교가 유의미한지가 주요 쟁점 이슈로 회자되는 분위기다. 단순 수치 비교보다 실제 적용될 필수사업비 규모를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비 금리를 비교하기에 앞서, 시공사가 제안한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규모(대상)'가 얼마나 되는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통상 사업비는 ▲필수사업비 ▲추가사업비(기본이주비 이자비용 포함) ▲사업촉진비(추가이주비 이자비용 포함)로 구성된다. 필수사업비는 관리처분계획(안)을 인가받기 전까지 사용되는 금액이다. 인가 이후엔 조합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켜 시공사의 직접 대여금(입찰보증금)을 우선 상환한다.

 

압구정5구역에 입찰한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필수사업비 제안금리는 각각 COFIX(신잔액)+0.49%, COFIX(신잔액)+0%다. 경쟁입찰이 성사된 현장들은 시공사가 제안한 가산금리 수치를 단순 비교하지만, 실제 제안 금리를 적용하는 필수사업비 항목을 명확히 인지해야 비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각 사업장마다, 각 시공사마다 생각하는 필수사업비의 항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필수사업비를 포함한 전체 사업비를 제안금리로 책임 조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DL이앤씨는 추가이주비 금융비용 등 필수사업비를 제외한 항목은 변동금리를 제안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필수사업비와 추가사업비, 추가이주비에 따른 금융비용 모두를 제안금리(COFIX+0.49%)로 조달하고, 금리 차이가 발생하면 현대가 부담하겠다는 점을 약속했다.

 

일례로 압구정4구역에 단독 입찰한 삼성물산도 사업비 금리 설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물산은 압구정4구역에서 필수사업비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을 통해 조합원들의 우려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물산의 필수사업비 제안금리는 회사채(AA+, 3년) 기준금리에 0.1%를 더한 값이다. 회사채 금리를 제안한 것을 두고 조합원들의 반발이 격화되자, 삼성물산은 공식 홍보설명회에서 필수사업비 규모는 채 400억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4구역 1차 홍보설명회에서 PT발표를 맡은 정혁남 삼성물산 수주팀장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관리처분계획(안) 인가까지 사용될 필수사업비 규모는 400억원도 안되실 거고, 대략 350억원 정도 쓰실 것"이라며 "현 시점 일시적으로 회사채 금리가 올라온 건 사실이지만,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되지 않기에, 삼성물산의 회사채 금리 역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압구정4구역과 토지가 맞물려 있는 압구정5구역 역시 필수사업비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필수사업비에 포함되지 않는 기본이주비와 추가이주비 금융비용 등은 제로(0)에 가까운 가산금리 적용 대상은 아니다. 압구정5구역 수주에 나선 DL이앤씨는 공사도급계약(안)에 첨부한 '기타조건'을 통해 추가이주비 금융비용 등의 항목은 제외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보통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는 '기타조건'은 소유주들이 놓치기 쉽다. 여기엔 입찰제안의 단서조항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상당히 중요하다. 삼성물산 역시 '기타조건'에 사업비를 조달하는 시점의 정부정책과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조달하겠다는 점을 명시했다.

 

결론적으로 필수사업비 항목을 일일이 열거해서 입찰제안서에 기재돼 있지 않는 이상, 향후 시공사 선정 이후 파격적인 제안금리가 적용될 사업비 항목을 두고 조합과 건설사 간 계속해서 이견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합뿐만 아니라 건설사 간 필수사업비 규모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사례도 있다. 지난해 개포우성7차에서 경쟁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다. 당시 삼성물산은 가산금리를 고정값으로 제안하지 않고, 통상적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금융기관 경쟁입찰을 통한 최저금리 조달'이란 문구로 갈음한 바 있다. 금융조건에서 열위에 있다 판단한 삼성물산은 입찰보증금(300억원)에 한해서만 필수사업비가 적용된다고 강조했고, 대우건설은 조합이 필요로 하는 사업비 전액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주장하며 반박했다.

 

압구정5구역의 경우,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신용등급(AA-)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제안금리가 적용될 필수사업비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가정 하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 관계자는 "압구정5구역에 입찰한 2개 건설사의 제안금리 모두 공통적으로 다른 현장에선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수치임은 분명하지만, 향후 시공사 선정 후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제안금리가 적용될 필수사업비 항목을 명확히 기재해야 조합원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필수사업비 항목으로는 조합 운영비와 각종 협력업체 용역대금, 국공유지(토지) 매입비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실질적으로 관리처분 전까지 소요될 필수사업비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관리처분 이후에는 조합이 직접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일으켜 잔여 사업비를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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