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조합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신설 정비기반시설이 취득세 과세 대상이란 법원 판단이 나왔다. 통상적으로 공원·도로 등의 기반시설은 무상 귀속되는 만큼, 취득세는 비과세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법원은 기존에 국가 소유의 부동산이나 기반시설을 무상양여 받은 경우엔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이다.
26일 정비업계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는 최근 성북구 재개발조합 A가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등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취득세 비과세 대상으로 인식됐던 기부채납용 정비기반시설도 경우에 따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건 경위를 살펴보면, 성북구 일대 정비사업 A조합은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과정에서 기존 국가와 지자체 소유 기반시설(19,493㎡)인 도로·공용주차장 등의 용도를 폐지, 32,157㎡ 규모의 정비기반시설을 새로 설치했다. 이후 성북구청은 신설 정비기반시설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A조합은 새 정비기반시설을 원시취득한 것을 전제로, 약 6억4,300만원 가량의 취득세 및 지방교육세를 신고·납부했다. 다만 해당 시설이 준공인가 통지일에 맞춰 소유권이 구청에 귀속된다는 점에서, 조합은 비과세 대상임을 강조하며 환급을 요구하는 경정청구를 냈다.
그러나 구청은 조합이 기존 국공유 기반시설을 무상양도받았을 뿐더러, 비과세 대상도 아니라는 이유로 환급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우선 재판부는 취득세의 정의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 재판부는 "취득세란 유통세의 일종으로, 취득자가 재화를 사용, 수익화, 처분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을 예상해 부과하는 건 아니다"라며 "취득자가 완전한 내용의 소유권을 취득하는지 여부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은 도정법상의 무상귀속 규정이 국공유재산 처리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규정으로 취득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라고 보충 설명했다. 재판부는 "용도폐지 기반시설의 양도는 신설 정비기반시설 설치로 발생하는 조합의 재산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함"이라며 "새 기반시설 귀속이 없었다면 무상양도 역시 성립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해당 사건의 경우, 지방세법상 비과세 예외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을 내렸다.
신익상 법무법인 인본 수석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대다수 재개발 사업에서는 신설 기반시설 설치와 기존 국공유지의 무상양도가 결합하여 일어나는데, 법원이 이를 지방세법상 '비과세 예외 사유(반대급부)'로 보겠다는 태도를 확고히 한 만큼 유사한 경정청구나 소송을 준비 중이던 다른 조합들은 본 판결의 항소심 결과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용도폐지되는 토지 가액을 초과하여 '순수하게 추가로 기부채납한 부분(반대급부가 없는 면적)'이 있다면 그 구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과세나 감면을 다툴 여지가 남아있으므로 정교한 세액 분리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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