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배산임수(남쪽 한강, 북쪽 남산) 입지로 고급주거 단지를 꿈꾸는 용산 청화아파트가 설계사 선정에 나선 가운데, 2곳 대형사가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추진위원회는 틀에 박힌 관점에서 벗어나 청화아파트의 입지적 특색을 고려한 컨셉 디자인을 제안해 달라고 명확한 지침까지 안내했다.
14일 정비업계 따르면 용산 청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정수연 위원장)는 오는 23일(토) 용산청소년센터에서 설계자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상지의 설계자 선정은 적격심사 방식을 토대로 진행중이며, 설계권을 두고 최종 설계 제안서와 홍보영상을 제출한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토문건축사사무소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업 컨디션부터 살펴보면, 대상지는 고도제한(해발고도 90m 이하) 규제를 받는다. 대상지는 주동 높이의 한계가 있는 터라, 용적률을 최대한 끌어쓸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집행부는 앞서 제한사항들을 사업장의 특색으로 활용,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과 같은 저층 고급주택 형태로 재건축 방향성을 명확하게 수립했다.
대상지는 임대주택 공급계획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유닛이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작년 9월 정비계획(안) 설명회 내용을 살펴보면, ▲98㎡(122세대) ▲117㎡(139세대) ▲132㎡(111세대) ▲144㎡(97세대) ▲162㎡(109세대)로 나타난다.
정수연 추진위원장은 "청화아파트를 재해석한 '스토리' 기반의 설계사를 소유주들이 원하고 있다"며 "남산 고도제한과 단차 등의 다소 불리한 요소를 재해석할 수 있는 설계사의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유주들은 단순히 브랜드 파워나 유명 건축가의 명성에 기댄 제안에는 흥미가 없다"며 "설계 속에 청화의 잠재력과 도시적(용산·남산) 맥락이 녹아든 설득력 있는 디자인이 반영됐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경쟁에 뛰어든 건원건축과 토문건축은 공통적으로 조합원 모두가 ▲남산 ▲한강 ▲용산공원 등의 조망권을 기본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 100% 남향 배치도 기본 조건이다. 재건축 후 실사용면적을 극대화한 자산가치 상승도 공통적인 내용이다.
양사 설계의 차이점은 프로젝트명에서 극명하게 대비된다. 프로젝트명을 통해 주안점을 둔 설계 방향성이 무엇인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건원건축은 용산 그랜드파크로, 토문건축은 더한남 비스타힐스로 각각 네이밍을 정했다. 건원건축은 남산·한강·용산공원을 연계해 '공원'에 힘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토문건축은 나인원한남·한남더힐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아 설계 컨셉을 구상했다.
건원건축이 프로젝트명에 그랜드파크를 넣은 건, 기존 정비계획(안) 상 1,100평에 불과했던 단지 내 중앙공원을 3배 가까이 늘린 점과 맞닿아 있다. 중앙공원 면적을 늘릴 수 있었던 건 주동 개수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건원건축은 종전(9개동) 대비 2개동을 줄여 7개동으로 만들어왔다.
물론 주동 수를 줄일 경우, 1개 층에 머물게 될 세대 수는 반대로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평형별 최적배치를 통해 현재 거주 위치 배정의 안정성 유지와 위치 이동 선택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메인 주동에는 16층 높이에 70m 길이의 스카이파크가 들어간다.
토문건축은 기존 정비계획(안) 상 주동 수를 9개로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시 심의 기준을 준수해 '5호 조합' 이내로 주동을 설계했다. 서울시 허용 범위 내 적정 계획으로 신속한 사업 인허가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프로젝트명(더한남 비스타힐스)은 고급 주택의 대명사 나인원 한남과 미국의 부촌인 베버리 힐스를 표방했다.
추가적으로 전세대 100% 테라스 계획을 설계(안)에 담았다. 지형 단차를 활용한 그라운드 테라스와 세대 내 프라이빗 테라스를 제안했다. 건축 디자인은 파르테논 신전을 형상화해 구현했다. 화려함보단 클래식·고전적인 분위기에 집중했다. 층고는 3m로 계획해 공간의 쾌적성을 더했다.
단지는 용산구 이태원동 22-2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최고 12층 높이의 아파트 9개동 578세대로 구성돼 있다. 최고높이의 경우, 인근 20층 높이로 올라가는 유엔사 부지 '더파크사이드 서울'과 같이 남산 고도제한을 의식해 21층 높이로 계획하고 있다. 예상되는 계획세대수는 679세대로 추정되며 조합원 분양분은 578세대, 일반분양분은 101세대로 분류된다. 일반분양분은 모두 60~85㎡(101세대)로 잡혀, 60㎡이하 세대는 없다. 단 현시점 정비계획(안) 상의 세대구성은 설계자 선정 이후, 토지등소유자들의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다시 구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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