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현2구역이 삼성물산-DL이앤씨 시공단과의 동행 여부를 오는 9월 23일(토) 결정짓는다. 작년 9월 도급계약 협상을 시작했지만, 공사비 증액 범위를 두고 양측 입장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다. 삼성물산-DL이앤씨는 올해 5월 평당 공사비 859만원(조합원 지정 마감재) 혹은 749만원(일반 마감재)을 제안했지만, 조합은 공사비 산출조건 조정 없이 제안금액에서 20%를 감액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8일 정비업계 따르면 북아현2구역 조합은 이달 23일(토) 오후 2시 북아현성결교회에서 2023년 임시총회를 개최한다. 총회 상정되는 안건은 ▲제1호(삼성물산, DL이앤씨 시공사 선정 취소 및 공사도급가계약(2006.09) 해지) ▲제2호(공사비 검증 - 2022년 사업시행변경인가 도서기준) ▲제3호(임시총회 비용 예산 승인) 등이다. 서면결의서는 이달 22일(금) 오후 6시까지 조합사무실에 제출해야 한다.
조합이 임시총회를 계획한 건 공사비 협상에 더 이상 진척이 없자, 협의 가능한 시일을 결정해 놓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합은 올해 7월 시공단이 제시한 일반분양 마감재 수준으로 평당 610만원의 공사비를 마지막으로 제안했다. 이때, 과도한 공사비 요구로 조합원들의 민원전화가 빗발친다는 점을 설명하며 마지막 제안에 대해 합리적인 답변이 없을 경우 시공단 해지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하지만 삼성물산-DL이앤씨는 조합의 마지막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공사비는 각 사업장별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수치만으로 타 사업장과 비교해 적정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시공단의 주장이다. 특히 북아현2구역은 일반분양보다 조합원분양이 많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마감재 수준을 상향할 경우 공사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조합과 시공단이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한 가운데, 결국 임시총회에서 조합원들에게 의사를 묻는 방향으로 공사비 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삼성물산-DL이앤씨가 시공사 지위를 유지할 경우, 시공단이 원하는 수준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공사 계약 해지로 결론이 날 경우에는, 조합과 시공단 사이 법적 공방이 오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삼성물산과 DL이앤씨는 일방적인 계약 해지가 이뤄질 경우엔 기 투입한 비용 반환청구 및 손해배상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서울시내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 공사비 협상이 파열음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달 예정된 임시총회는 북아현2구역의 향후 사업 기간을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지정고시된 사업시행계획(안) 내용에 따르면, 북아현2구역의 건축연면적은 391,652㎡(공동주택 369,281㎡+주거복합 22,370㎡)다. 앞선 건축연면적을 3.3㎡당 평수로 환산하면 약 11만8,470평이 나온다. 조합이 원하는 수준의 마감재로 공사를 한다는 가정 하에, 삼성물산-DL이앤씨가 제안한 공사비(859만원)로는 건축시설 공사비가 약 1조170억원(VAT 제외)이 나온다.
